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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걸로서의 1년, 최시은 아나운서의 경험과 성장

  • 관리자
  • 2020-07-09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산업을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에서 e스포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예정된 e스포츠 리그들이 속속 취소되는 가운데, 진행 중인 경기까지 무기한 연기되는 사태도 벌어졌죠. 전례 없는 대인기를 누리던 넥슨의 카트라이더 리그(이하 카트 리그)도 예외는 아니었고, 약 두 달의 휴식기를 거친 후 무관중 경기로 마무리됐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최시은 아나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아픔을 겪었습니다. 2019 카트 리그 시즌2부터 카트걸로 활약하며 호평을 듣던 중 뜻하지 않게 리그가 연기됐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시은 아나운서는 조용히 눈물을 삼키는 대신 선수 및 팬들과의 더 많은 소통을 택했습니다. 카트라이더 예능 방송 및 이벤트 경기에 참여하고, 개인 방송과 유튜브 영상 등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카트 리그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올여름 첫 번째 장마가 지나가고 찾아온 화창한 날씨 속에, 서울 근교의 한 계곡에서 최시은 아나운서를 만났습니다. 햇살보다 밝은 미소로 인터뷰에 응해준 최시은 아나운서 덕분에 현장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훈훈했는데요. 1년 동안 더욱 성숙해져 돌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Q.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최시은입니다. 지난 1년간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열심히 활동했고, 이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작년 여름 이후로 약 1년 만에 만나게 됐네요. 혹시 지난 인터뷰가 기억 나시나요?

당연하죠. 오늘도 오면서 작년에 했던 인터뷰를 봤는데, 글만 봐도 제 설레는 마음이 느껴지더라구요(웃음). 그 후로 1년 동안 바쁘게 살면서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진 듯해요. 그때보다 차분해진 면도 있고요. 그래도 아직 설렘을 간직하고 있고, 여러 게임을 즐기며 새 리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Q. 작년 8월부터 카트걸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는데요. 두 시즌 동안의 카트걸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됐나요?

카트걸이란 자리가 생각보다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는 자리더라고요. 선수 인터뷰는 기본이고 오프라인 팬미팅 행사 진행과 게임 분석에 중계, 카트라이더 관련 예능 영상 촬영까지. 처음 해보는 것들도 있어서 많이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잘 마무리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어요. 다시 돌아봐도 정말 알찬 1년이었고 내적으로 많이 성장하는 기회가 됐어요.

 

Q. 카트걸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코로나19' 이슈로 카트 리그가 무기한 연기됐었는데요.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무관중 진행은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요. 그런데 리그 자체가 중단되는 건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꽤 컸어요. 저에게 카트 리그는 일이기도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취미 활동처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스케줄이었는데요. 그게 갑작스럽게 툭 사라져버리니 상실감이 크게 느껴졌어요. 다행인 건 팬분들과 이러한 마음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점이네요. 덕분에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어요.

 

Q. 카트걸을 맡은 이후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에피소드는 정말 많지만,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난 시즌 한승철 선수의 눈물이네요. 시즌 중 본인의 경기력에 아쉬움을 많이 가진 상태였고, 경기장에 오면 항상 승자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중요한 활약으로 승리를 견인하고 인터뷰 단상까지 오게 된 거죠. 그때 한승철 선수가 북받치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저도 덩달아 울컥했죠. 1년 동안 카트걸을 하며 한승철 선수를 비롯해 모든 카트라이더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지 잘 알게 됐으니까요. 인터뷰 단상에서만 선수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무대가 아닌 곳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승철 선수가 흘린 눈물의 의미와 감정이 이해되고 공감됐어요.

 

Q. 여러 방송에서 카트라이더를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아직도 카트라이더를 자주 즐기시나요?

오늘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하면서 왔는걸요. 사실 게임을 잘 못하면 재미가 없어서 안 하게 될텐데, 아무래도 제가 재능이 있다보니 계속 플레이하게 되네요. 지금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L1 라이센스에 도전하고 있어요. 또 최근엔 샌드박스 주최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이벤트 경기에 선수로 참가하기도 했어요. (결과는 어땠나요?) 졌어요! 근데 확실한 건 저 때문은 아니었어요(웃음).

 

Q. '카트걸 최시은'으로서의 자부심이 있다면?

하나 있어요! 저 다음으로 어느 분이 카트걸이 되더라도 L2 라이센스는 못 따지 않을까요? 그리고 한동안 L1은 너무 높은 산이라고 생각하고 도전도 안 했었는데요. 계속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하다 보니 언젠가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Q. 카트라이더 선수들과도 굉장히 가까워 보이는데요.

맞아요. 아무래도 카트라이더 선수들이 다른 종목 선수들보다 '인싸력'이 크잖아요. 성격이 활발한 친구가 많아서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주고, 하나를 물어보면 열을 대답해 주죠. 선수들의 애드립에 제가 당황한 적도 많아요. 먼저 다가와 주고 친근하게 대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Q. 늘 많은 도움을 주는 카트 리그 중계진 분들께 고마운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통해 감사 인사를 남긴다면?

정말 선배님들이 안 계셨으면 제가 이렇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성)승헌 선배님은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정말 따뜻한 분이에요. (김)대겸 선배님은 카트 리그에 없어선 안 될 상징 같은 존재고요. (정)준 선배님은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방송 능력이 정말 대단하시죠. 이렇게 주변에 좋은 선배님들이 계셔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항상 챙겨주고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있어요. (김)수현 선배가 스포티비 게임즈에 있을 때부터 방송 내외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아나운서 역할 말고도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 등 인생 전반에 걸쳐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분이예요.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며 조언을 구하고 있고요. 지금 제 롤모델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수현 선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존경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Q. 혹시 어린 시절부터 장래 희망이 아나운서였나요?

전혀 아니었어요. 중학생 때부터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와 관련된 외교관, 통역사 등의 직업을 갖고 싶었죠. 그래서 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했는데, 거긴 영어를 더 배우러 오는 곳이 아니라 이미 잘하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더라고요(웃음). 꿈을 갖고 대학교에 입학했다가 곧바로 꿈을 접게 됐죠. 그 이후로는 저번 인터뷰에서도 밝힌 것과 같아요.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맡은 대학 농구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배구, 야구 등의 종목을 거쳐 e스포츠로 오게 됐네요.

 

Q.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주변에 아직 취업 준비 중인 친구가 많아요. 특별히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기가 어려운 시대잖아요? 저 역시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여러 기업에 입사 원서를 넣고 있지 않았을까요. 사실 제가 다른 일을 한다는 게 상상이 잘 안돼요. 대학 생활과 일을 병행하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길로 접어든 느낌이에요. 아나운서 일은 제게서 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된 거죠.

 

Q. e스포츠 아나운서의 불규칙한 스케줄과 불투명한 미래가 불안하진 않나요?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하면 결과가 보상해 주는 삶을 살았어요.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고, 그 결과를 통해 다음을 기약하는 거죠.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제게 주어지는 일들, 맡은 일들에 진심을 다하면 앞으로의 삶도 잘 풀릴 거라고 봐요. 물론 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 아니지만요. 기회가 올 때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태도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Q. 본인이 생각하는 e스포츠 아나운서의 장점은?

방송에서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려도 되는 점? 다른 방송에서는 저를 최대한 감추고 예의를 갖춰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e스포츠 팬분들께선 솔직한 모습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랑받는다는 건 정말 편하고 기분 좋은 일이에요.

 

Q. 전략적 팀 전투는 방송에서도 많이 했는데요. LoL 일반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사실 LoL 계정이 두 개에요. 전략적 팀 전투를 하는 계정은 방송을 위해 새로 만든 계정이고요. 원래 예전부터 오래 쓴 계정이 있어요. 그 계정으로 몰래 협곡을 다니는데, 요즘은 제 플레이가 너무 답답해서 감당할 수 없더라고요. LCK 때문에 괜히 눈만 높아져서(웃음). 그리고 협곡을 하면 가끔 채팅 금지를 당하는데 그게 정말 화나요. (채팅을... 자주 하는 편이신가요?) 가끔이요. 정말 가끔(웃음).

 

Q. 게임 말고 다른 취미가 있다면?

대학 밴드에서 보컬 겸 키보드로 활동해서 음악 관련된 걸 좋아해요. 최근엔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서 네오플 직원분들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사내 밴드 키보드로 들어오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코로나19' 이슈가 끝나지 않아서 여유 시간이 꽤 있는데, 밴드 활동을 다시 해볼까 싶기도 해요.

 

Q. 방송용 성격과 실제 성격의 간극이 있나요?

실제로는 조금 진지한 편이에요. 철학에 관심이 많고 책도 많이 읽죠.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도 있어요. 리그 방송에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 중 가장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는데, 개인 방송에서는 종종 진지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점까지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Q.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활동도 하고 있는데요.

처음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는 개인적인 영상을 보관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카트 리그를 담당하면서 팬분들과의 소통 창구로 유튜브 영상을 본격적으로 올리게 됐어요. 지금은 어쩌다 보니 일상 및 종합 게임 채널처럼 됐네요(웃음). 편집은 최근까지 제가 직접 했었는데, 이제 편집자분을 구해서 더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제작할 예정이에요. 유튜브를 통해 팬분들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으니 '최싄뉴스' 채널 많이 구독해 주세요!

 

Q.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일단 계속 카트걸 활동을 하는 걸 희망하고 있고요(웃음). 지금까지 몇 가지 종목을 겪으며 알게 된 건 게임마다 각자의 매력이 다르고 배울 점도 다르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아나운서가 진심으로 그 게임을 좋아하면 단순한 리포터나 인터뷰어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배웠죠. 앞으로 어떤 종목을 맡게 되든 진심과 애정을 다해 팬분들이 원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겠습니다.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 주세요!

2018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e스포츠 일을 시작해서 어느덧 햇수로 3년 차가 됐는데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재밌게 일하고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팬분들이 제게 많은 기쁨을 주시는 만큼, 저도 팬분들께 더 많은 기쁨을 나누어드릴 수 있도록 언제나 노력할게요. 항상 열심히 활동할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원문링크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240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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