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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발로란트 퀀텀 감독, "빨리 형제팀 따라잡아야죠"
- 관리자
- 2020-07-27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CS:GO)의 클래식 버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한국은 최강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그중 'Bail' 이성재, 'termi' 편선호, 'glow' 김민수, 'solo' 강근철, 'peri' 정범기 등으로 구성된 폭스는 WEG e스타즈-콘티넨탈 컵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글로벌 오펜시브 버전을 도입하면서 한국 지역은 암흑기로 들어갔다. 북미, 유럽 지역은 꾸준히 대회가 열렸고, 많은 팀이 활동했지만, 한국서는 프로젝트_kr만이 유일했다. 이후 MVP가 CS:GO팀을 창단했지만 IEM 등 세계 대회 본선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후 MVP CS:GO팀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이 라이엇게임즈의 발로란트로 전향을 선언했다. 한국 CS:GO의 대부로 평가받는 양선일 임바TV 부사장은 한국 최초 발로란트 프로게임단인 비전 스트라이커즈를 탄생시켰다. 형제팀이 필요하다는 내부 평가에 퀀텀 스트라이커즈를 만든 그는 편선호 현 비전 스트라이커즈 감독과 함께 선수 시절 '영혼의 단짝'으로 평가받았던 이성재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가 퀀텀 팀에 합류한 이성재 감독과는 10년 만에 만남이었다. 최근에 만난 이성재 감독은 "퀀텀 팀은 내가 직접 선발한 선수들이기에 비전 팀보다는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빨리 형제 팀인 비전을 따라잡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 자기소개와 함께 최근 근황에 대해 알려달라
발로란트 팀 퀀텀 스트라이커즈 감독을 맡은 이성재라고 한다. 예전 카운터스트라이크 선수였고 현재는 한 아이의 아빠다. 은퇴를 한 계기도 결혼을 일찍 해서다. 하던 일도 있었지만, 이 팀에 합류한 건 양선일 CEO와 임현석 COO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 은퇴하고 난 뒤에는 어떤 일을 한 건가?
아버지가 섬유 쪽에서 사업을 했다. 일을 배우면서 가업을 잇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걸 내려놓고 e스포츠로 돌아오게 됐다.
- 발로란트 팀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주위 반대는 없었는지 궁금한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가족도 있지만, 내 뒤에는 아버지라는 그림자가 있었다. e스포츠 현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벗어나 있어서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도 몰랐다. CS:GO를 할 때 MVP 편선호 감독 등 선수들로부터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에는 가족 때문에 불안하다며 거절했다. 아내는 허락했지만 내가 가장이다 보니 나 하나 때문에 가족을 희생시킬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아내가 적극적으로 밀어준 덕분에 합류할 수 있었다.
- CS:GO 팀이 아닌 새롭게 론칭된 발로란트 팀에 합류했다. 쉽게 결정은 못 했을 거 같다
걱정은 없었다. 게임 기반이 카운터 스트라이크 클래식 5대5라서 그 게임에 대한 개념을 접목할 수 있었다. 발로란트 자체가 카운터 스트라이크하고 똑같다고 보면 된다. 변수는 스킬이지만 그것도 감안했다. 저도 북미 서버 클로즈 베타 때부터 했는데 "재미있다. (게임이) 뜰 거 같은데 제안오면 해볼까?"라고 생각했다. 그 때 대표님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됐다. 사실 선수, 코치 제안이었으면 안 하려고 했다. 형제팀인 비전 'glow' 김민수 선수도 나이가 많지만, 실력을 유지한 이유는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한 덕분이다. 그렇지만 나는 게임을 많이 안 해서 불안감도 있었고, 가족도 있다 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감독이라면 하겠다고 했다.
- 형제팀인 비전 스트라이커즈에 대해 경쟁의식이 생기지 않나?
냉정하게 평가하면 의식하지 않는다. 그럴 입장도 아니다. 비전 선수들은 CS:GO를 하던 선수(팀)가 그대로 넘어온 케이스이지만, 저는 일일이 선수를 직접 선발했다. 이미 팀 개념부터 차이가 난다. 당장 비전을 이기는 건 양심 없는 일이다. 그 팀은 북미 클로즈 베타 때부터 게임을 하면서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는 등 연습을 많이 했다. 우리는 늦게 선수를 선발했는데 경쟁의식을 느낀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 직접 선수를 선발한 퀀텀 스트라이커즈 선수들을 소개해달라
'TS' 유태석 선수는 나이가 26살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의 리더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 이야기를 했는데 이 선수라면 리더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GODLIKE' 이서하 선수와 'CoSa' 김진형 선수는 직접 게임을 하는 걸 봤다. 저의 선수 선발 기준은 미래 지향적인데 두 선수는 포텐셜을 터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Efina' 김낙연 선수는 비전 팀에 있었는데 팀이 5인 체제로 바뀌었다. 다른 팀에 갈 수 있었는데 내가 "꼭 필요한 선수이며 다른 팀으로 가기엔 아까운 실력이"라며 양해를 구하고 데리고 왔다. 'wonderwalker' 전하늘 선수의 경우에는 제 입장에서는 큰 도박이었다. 팀 포트리스와 오버워치 선수를 조금 했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한 건 아니었다. 불안했지만 총 쏘는 걸 보고 선발했다. 테스트를 할 때도 부탁한 것을 잘 받아들였다.
- 본인은 1세대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이스트로와 위메이드 폭스 시절 한국 카운터 스트라이크 클래식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이후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글로벌 오펜시브로 넘어가면서 한국 팀은 해외팀과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다
연습 환경부터 달랐다. 우리끼리 해외팀 데모 플레이를 머릿 속에 주입시켰고, 브리핑 이후 만든 작전을 연습해야 하는데 연습 상대가 없었다. 대회장에 가서 작전을 쓰면 그 자리에서 수정해야 했다. 그 정도로 힘들었다. MVP CS:GO 팀은 연습 상대도 있고 핑도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등 환경이 좋았다. 심지어 아시아 리그도 있었다. 그렇지만 북미, 유럽 등이 꾸준히 대회가 있고, 선수들끼리 경쟁이 되지만, 우리는 게임을 하는 유저와 프로를 지망하는 선수가 없다는 그 이유로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 발로란트가 나왔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게 사실이다. 감독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지금도 반반이다. 사람들이 발로란트를 하는 이유는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게임이기 때문일 거다.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은 옵저빙이나 짜릿함에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보다 부족한 게 사실이다. 팀도 많고 맵이 크다 보니 어디에서 싸울지 모른다. 그렇지만 발로란트는 5대5 싸움이며 극단적인 상황과 반전도 나올 수 있다. e스포츠 방송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매력적일 거로 생각한다.
- 그렇다면 발로란트의 e스포츠 가능성과 함께 본인이 수정이 가능하다면 어떤 부분을 고치고 싶은가?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달리 발로란트는 챔피언마다 스킬이 존재한다. 그리고 챔피언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진다. 전략적인 부분이 많다. 숫자상으로 불리한데 스킬 하나로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 단점이라면 감독, 선수 입장에서 볼 때는 대회가 부족하다. 라이엇게임즈라서 LoL처럼 대회를 크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 거다. 지금은 대회가 많이 부족하다. 관심이 있는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 관계자들은 오버워치를 기준으로 할 때 치고 나가는 팀이 추격하는 팀에게 따라 잡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이 내용은 비전 입장이라면 맞는 이야기다. 우리도 비전을 상대로 따라가야 한다. 단지 우리 팀이 비전과 함께 처음 만들어진 프로 팀이다 보니 많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는 우리 팀 선수들도 많이 부족하다. 완성된 선수가 아닌 키우려고 뽑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우승은 누구나 하고 싶은 욕심이지만 내 입장서는 우리 선수들을 키워주고 싶다.
- 선수 시절 '영혼의 단짝'이었던 편선호 감독(비전 스트라이커즈)과 형제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형제팀에 대한 메리트가 있는 건 사실이다. (편)선호 형과 알고 지낸 지 오래돼서 그런지 선수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등 감독으로서 조언을 편안하게 구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 현재 발로란트 판세는 어떤가? 오피셜은 안 나왔지만 타이루 등 많은 중국 팀이 있으며, 한국과 중국, 일본 팀이 참가하고 있는 조위기어 챔피언십도 참가 중이다(26일 열린 결승전서 비전 스트라이커즈가 우승을 차지했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중국 쪽은 약한 거 같다. 최근에 클랜배틀 예선이 끝났는데 한국 선수가 더 잘한다. 예전부터 어떤 게임이 출시되면 한국 선수가 잘한다. RPG 등 즐기라고 만든 건데 한국 사람들은 '죽자고' 달려든다. 다른 게임처럼 발로란트도 한국 선수들이 먼저 치고 나간 상태다. 중요한 건 초반에 치고 나갔을 때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것이다.
- 코로나19 때문에 북미, 유럽 팀과는 만날 기회가 없다. 영상으로 봤을 때는 전력이 어느 정도인가?
북미 선수들은 조합보다는 피지컬 적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선수를 했을 때도 그랬다. 유럽은 전략적으로 가려고 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 일본에서는 데토네이션FM과 스카즈가 활동 중이다. 어떤 느낌이었나?
예전부터 일본은 컴퓨터 게임보다 콘솔 게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래도 부족한 건 사실이다. 발로란트가 일본에서 많은 인기라고 들었다.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다면 인재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 대회가 열린다면 만나고 싶은 팀은 어딘가?
팀 솔로미드(TSM)다. CS:GO를 하던 선수들이 많이 넘어갔는데 맞붙고 싶다. 그보다 목표는 비전 스트라이커즈를 넘는 거다. 넘는다는 건 과분하고 따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멀었다. 못해도 최소 3~6개월은 두고 봐야 할 거 같다.
- 조금씩 발로란트 팀을 만드는 한국 게임단이 늘어나고 있다. 판이 조금씩 커지는 것에 대한 생각은?
감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게임이 흥하고 팀도 많아져야 경쟁의식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자국 내에서 경쟁이다. 우리가 게임을 했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다. 자국 내 경쟁이 되면 나중에 롤드컵처럼 세계 대회가 생긴다면 다른 나라 팀들과 경쟁이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팀이 많아진다면 걱정도 되지만, 그런 건 일부인게 우리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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